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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바리의 여행은 새로운 세계, 미지의 세계로의 모험이다. 김열규, 앞의 책. 떠도는 자로서의 한없는 적막함과 쓸쓸함, 그러면서도 자아와 삶에 대한 질긴 응시―그것이 시로서 형상화된 베리데기의 내면 풍경이다. 베리데기의 문학적 변용의 확산을 통해 현대의 좀더 다양하고 풍부해진 베리데기들을 만날 수 있으며, 그들은 ꡐ좀더 나은ꡑ 새로운 여성들이기도 한 것이다. 베리데기는 이름 그대로 ꡐ내던져진ꡑ 존재(또는 여성)일 수도 있고 스스로 뛰어들어 헤쳐 나가는 존재(또는 여성)일 수도 있는 것이다. 새로운 개체란 유동적인 개체, 자유로운 개체이며 그 가능성이다. 베리데기 주제가 문학작품의 모티프가 돼온, 그리고 늘 또 다른 베리데기의 문학적 환생을 기대하게 만드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여성 구원자이자 여행자, 또한 모험가로서의 베리데기는 능동적 행위자이자 창의적 정신으로서의 여성상이기도 하다. 그 가능성과 더불어 안에 있으면서 동시에 이방(異邦)인 바리의 개체적 특질이 그녀에게 불라국으로부터의 이탈이 용이한 여행자적 운명을 부여하는 것이다. 구원자란 바꿔 말하면 자기를 희생하는 자라는 점에서 베리데기는 매혹적인 캐릭터인 동시에 비운(悲運)의 캐릭터이다. 그의 여행은 죽음과 삶을 넘나드는 여행, 즉 꽃밭과 무덤, 사람 사는 마을과 천국, 흰 구름과 ꡐ잊을 수 없어 잊을 수 없어ꡑ 들이켜는 한 사발의 설탕·정액, 폐허와 사랑의 이율배반을 부여안고 가는 여행이다. 「비리데기의 旅行노래」에서 비리데기는 정처 없는 여행자로서의 자신의 숙명을 노래한다.4. 베리데기의 행로 자체가 여성으로서의 정체성 및 삶을 탐색하고 확인하는 과정일 수 있으며 그 질곡을 드러내는 과정일 수 있다.김열규는 바리데기를 죽음의 세계 또는 저승이라는 지하세계를 여행하는 타계여행담(他界旅行談)의 주인공으로 보고 있다.IWINV.베리데기가 비리데기로 환생했다가 다시 바리로 환생했다 하더라도 이 환생을 통해서조차 지울 수 없는 것은 구원자 및 여행자로서의 베리데기의 숙명이자 소명이다. 김열규, 앞의 책. 베리데기 주제의 변용은 곧 베리데기에게새로운 정체성을 부여하는 일이기도 했다. 베리데기가 문학적 감수성, 그 중에서도 특히 여성 작가들의 문학적 감수성을 자극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으리라 본다. 「바리-길 위에서」의 바리는 우주가 하나의 거대한 컴퓨터이고 세계가 하나의 네트워크이며 불라국이 그 안에서 운영되는 수많은 시스템들 가운데 하나로 변모한 시대, 아직 하나의 데이터로 완성되기 전의 도정에 놓인 새로운 개체로 등장한다. 그녀가 서천 서역국으로 가는 여행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그녀가 불라국 시스템 안에 존재하면서도 아직 그 시스템에 종속되지는 않은 새로운 개체였기 때문이다. 베리데기의 숙명은 바로 여성의 숙명을 함축하는 것이며 여행자로서의 떠돌이 의식은 작가나 예술가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결론지금까지 무가 베리데기굿에 담긴 베리데기 주제가 현대 작가에 의해 작품 속에 어떻게 수용되고 어떻게 재창조되었는가를 살펴 보았다.바리데기는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他界旅行의 巫俗敍事文學이다. 스스로 生死의 신비와 죽음의 시련을 경험하고 또 극복한 초인적인 인물이, 죽어서도 오히려 저승에 못 간 채 이승을 떠돌고 있는 불행한 死靈들, 여태껏 의지했던 육신에마저 되돌아갈 길이 없는 薄幸의 사령들을 저승에 인도함으로써 그 사령 개인에게 구원을 줄 뿐더러 그 사령들의 방황 때문에 災變을 당하고 있는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도 구원을 주는 존재로서 神格化된 얘기, 그것이 바리데기 傳承이다. 자신의 숙명에 대한 저주와 동시에 숙명을 사랑할 수밖에 없음을 노래하는 것이다.베리데기주제의현대적 자료돌이로서의 그녀의 숙명을 스스로 노래한다